AI가 기후에 맞게 ‘고단백 미세조류 스피루리나’ 키운다!
UNIST 임한권 교수팀, 빛·온도 등 5개 배양 조건 자동 조절 강화학습 기반 알고리즘 개발
시뮬레이션서 에너지 14% ↓·이산화탄소 흡수 78% ↑... Bioresour. Technol.게재
고단백 차세대 식품 원료인 스피루리나의 다양한 기후에서도 키울 수 있도록 배양 조건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나왔다. UNIST 탄소중립대학원 임한권 교수팀은 인도네시아대학교(University of Indonesia) 리에즈카 안디카(Riezqa Andika) 교수팀과 함께 다중 에이전트 강화학습 기반의 스피루리나 배양 AI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스피루리나는 단백질 함량이 60%에 이르고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무기질도 풍부한 미세조류다. 농경지가 아닌 배양시설에서도 빠르게 자랄 수 있어 건강식품과 대체 단백질 원료로 주목받지만, 채산성을 맞추기는 까다롭다. 생산량을 늘리면서 조명과 냉난방에 쓰는 에너지를 줄여야 하는데, 지역과 계절에 따라 기온과 햇빛의 양이 크게 달라지는 데다, 빛과 온도, 영양분, 이산화탄소, 산성도 같은 생육 조건도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공급하면 성장은 빨라질 수 있지만 배양액이 산성화돼 스피루리나의 광합성과 생장이 저해될 수 있고, 인공조명을 강하게 켜면 광합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알고리즘은 빛과 온도, 영양분, 이산화탄소, 산성도를 각각 담당하는 5개의 AI가 배양 상태와 기후에 맞춰 조명 밝기와 냉난방 출력, 각 물질의 투입량을 조절해 스피루리나의 생장은 높이고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먼저 빛과 온도, 산성도, 영양분, 이산화탄소·산소 농도, 스피루리나 양 등 7가지 조건에 따라 생장과 배양 상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계산하는 가상의 배양 환경을 만든 뒤, 5개의 AI를 강화학습시켜 이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강화학습은 AI가 각 선택의 결과에 따라 점수를 받으며 더 나은 방법을 익히는 학습 방식으로, 스피루리나는 잘 자라고 에너지는 적게 쓸수록 높은 점수를 주는 식이다. 온도가 기준보다 낮으면 히터를 최대 출력으로 켠다는 식의 미리 정해진 기준을 따르는 기존 방식과 달리, 여러 조건이 서로 영향을 주고 조절 효과가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는 복잡한 상황에서도 배양 상태에 맞춰 각 조건의 조절량을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서로 다른 기후를 대표하는 8개 도시의 사계절 기상자료를 입력해 알고리즘을 평가해본 결과, AI 제어 방식으로 스피루리나 농도가 연구에서 가정한 수확 기준에 기존 방식보다 59시간 먼저 도달할 수 있었다. 건조 스피루리나 1㎏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평균 14% 줄었으며, 계절별 기온 변화가 큰 울산에서는 최대 20%, 베이징에서는 21% 절감됐다.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평균 78% 늘었고, 투입한 이산화탄소가 실제 스피루리나에 흡수된 비율도 44%에서 49%로 높아졌다. 제1저자 아흐마드 샤우키(Ahmad Syauqi) 연구원은 “AI로 미세조류를 더 빨리 키우는 데서 나아가, 기후가 달라도 에너지는 덜 쓰고 이산화탄소는 더 흡수하도록 배양함으로써 생산성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높이는 제어법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한권 교수는 “현재는 가상환경에서 성능을 확인한 단계인 만큼, 앞으로 센서와 제어장치를 갖춘 실제 배양시설에서 검증해 농수산업 현장에서도 쓸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 연구는 UNIST 탄소중립융합원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농업공학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바이오 리소스 테크놀로지(Bioresource Technology)'에 6월 19일 온라인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