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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와 단백질 결합 보려 붙인 형광 꼬리표가 되레 단백질 떼어냈다!

UNIST, 형광 표지자인 양자점의 표면 PEG가 단백질-DNA 결합 방해하는 현상 규명
간섭 줄인 새 양자점으로 XPA 단백질의 손상 부위 탐색 과정 포착 .. Nano Converg. 게재

  • 연구
  • 양윤정
  • 2026.07.25
  • 468

DNA와 단백질 결합 보려 붙인 형광 꼬리표가 되레 단백질 떼어냈다!

DNA가 손상되면 복구 단백질들이 DNA 위를 돌아다니며 손상된 곳을 찾고, 손상 부위를 잘라내거나 고친다. 질병과 밀접한 DNA 손상 복구 기전을 이해하려면 DNA와 단백질의 ‘만남’ 과정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 과정을 관찰하기 위해 쓰는 형광 ‘꼬리표’가 오히려 단백질을 DNA에서 떼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러한 간섭을 줄일 수 있는 기준도 찾아내, 더 정확한 단분자 관찰로 DNA 손상 복구 기전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UNIST 생명과학과 이자일 교수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종남 교수 공동연구팀은 상용 양자점 표면의 폴리에틸렌글리콜(Polyethylene Glycol, PEG)이 단백질과 DNA의 결합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양자점 표면 설계 기준을 제시했다고 9일 밝혔다. 


양자점은 일반 형광 염료보다 밝고 빛을 오래 내기 때문에, 관찰 대상 단백질에 형광 꼬리표처럼 붙여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나노 물질이다.


연구에 따르면, 양자점 표면에 PEG가 과도하게 입혀지면 단백질과 DNA 사이의 결합이 약해진다. PEG는 양자점을 수용액에 분산시키고 항체를 연결하기 위해 양자점 표면에 입히는 고분자 중 하나지만, 표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관찰 대상의 결합까지 방해하는 것이다. 항체는 양자점이 관찰 대상 단백질과만 붙도록 해주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DNA 손상 복구 단백질인 XPA와 DNA 간의 결합을 양자점으로 관찰하던 중, 상용 양자점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XPA가 DNA에서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해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양자점의 종류와 크기, 연결된 항체와 DNA 구조를 바꿔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양자점 표면 성분을 나눠 실험해본 결과, 원인은 PEG였다. 분자 크기가 다른 PEG를 직접 넣어도 XPA가 DNA에서 떨어진 반면, 다른 고분자인 덱스트란은 결합을 방해하지 않았다. 또 다른 DNA 손상 인식 단백질인 UV-DDB에서도 같은 현상이 확인됐는데, 이는 다양한 단백질-DNA 연구에서 유사한 간섭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양자점 표면에서 PEG 계열 성분이 차지하는 비율을 조절한 결과, 7% 미만일 때 단백질-DNA 결합이 유지된다는 기준도 찾아냈다. PEG 비율을 낮춘 양자점은 밝기와 수용액 내 안정성도 유지해 단분자 관찰에 활용할 수 있었다.


새 양자점을 이용해 XPA가 DNA 손상 부위를 찾는 방식도 밝혔다. XPA는 DNA에 붙은 채 가닥을 따라 움직이는 ‘1차원 확산’과 용액 속을 돌아다니다가 벌어진 DNA 구조에 직접 부딪혀 결합하는 ‘3차원 충돌’을 모두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백질 농도가 낮을 때는 1차원 확산이 표적을 찾는 데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세포 내부에서 농도가 높은 XPA는 3차원 충돌이 주된 탐색 방식이었다.


이번 연구에는 UNIST 생명과학과 김영서 연구원과 에너지화학공학과 김혜림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박종남 교수는 “양자점 표면을 덮는 물질의 종류와 비율을 정밀하게 조절해 밝기와 안정성은 유지하면서 생체분자에 미치는 간섭은 줄였다”며 “이 같은 설계 방식은 양자점뿐 아니라 다양한 나노입자 기반 생물학 연구 도구를 개발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자일 교수는 “상용 양자점이 단순한 관찰 도구가 아니라 단백질과 DNA의 결합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확인했다”며 “이번에 개발한 양자점은 생체분자의 원래 상호작용을 유지하면서 단분자의 움직임을 더 정확하게 관찰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기초과학연구원(IBS), 산업통상부 기술혁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컨버전스(Nano Convergence)’에 6월 3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