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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을 쓰며 나를 만나다”… 필사의 즐거움 전한 UNIST ‘길 위의 인문학’

9월 1일~10월 6일, 인문학 강연·필사 총 10회
학업·연구 일상 속 읽고 쓰며 나를 발견하는 시간

  • 대학소식
  • 김지은
  • 2026.10.08
  • 228

“문장을 쓰며 나를 만나다”… 필사의 즐거움 전한 UNIST ‘길 위의 인문학’

사각사각. 만년필이 종이 위를 지나는 소리가 고요한 도서관에 번진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아이들처럼 저마다 펼쳐 놓은 책에서 마음에 닿는 문장을 골라 필사 노트에 한 글자씩 옮겨 적는다. UNIST 학술정보관에서 열린 필사 실습 시간의 한 장면이다.


1회차 학생들 모습: 참여자들이 김선영 작가의 강연 중 짧은 필사 실습을 하고 있다. l 사진: 문헌정보팀


학술정보관에서 열린 ‘2026 길 위의 인문학–문장으로 시작하는 나의 인문학’ 프로그램이 참여자들의 호응 속에 6일 마무리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길 위의 인문학’은 도서관을 거점으로 시민들이 인문학을 쉽게 접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사업에 선정된 UNIST 학술정보관은 문장을 손으로 옮겨 쓰는 ‘필사’를 통해 인문학과 가까워지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9월 1일부터 10월 6일까지 학술정보관 4층 스터디라운지에서 총 10회에 걸쳐 진행했으며, 학부생과 대학원생, 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이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인문학 강연과 필사를 연계해 참여자들이 학업과 연구 중심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도록 구성했다. 특히 전체 10회 중 6회를 자율 필사로 운영해 참여자가 직접 글을 선택하고 기록을 이어가는 자기 주도적 활동에 중점을 뒀다.


1회차 김선영 작가 강연: 김선영 작가가 참여자들에게 필사 도구를 고르는 방법과 활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네 차례의 강연에서는 필사의 기초를 다지면서 인문학과의 연결점을 제시했다.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의 김선영 작가는 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필사를 활용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필사 후 자신의 감상을 기록해 볼 것을 제안했다. 또 부산대학교 국어교육과 오현석 교수는 황순원 작가의 대표작인 <소나기>와 <황노인>을 함께 읽으며 작품에 담긴 의미를 살펴보고, 이를 필사 활동으로 확장했다.


5회차 오현석 교수 강연: 오현석 부산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강연에 앞서 참여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여섯 차례 진행된 자율 필사는 참여자들이 각자의 속도로 읽고 쓰는 시간이었다. 매회 시작 전에는 10분 내외의 필사 관련 영상을 함께 시청하며 흥미를 높였다. 이어 개인별로 제공된 만년필과 필사 노트를 활용해 마음에 닿는 문장을 옮겨 적었다. 참여자들은 회차별 주제에 맞춰 직접 가져온 책이나 프로그램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인상적인 구절을 골랐다. 소설과 시, 에세이 등 다양한 글을 손으로 써 내려가며 문장에 담긴 의미를 되새겼다. 활동 중에는 필사 결과물을 AI로 다양하게 편집해 선보이며 색다른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마지막 날에는 그동안의 필사 결과물을 공유하고 전시했다. 참여자들은 차곡차곡 쌓인 기록을 함께 살펴보며 각자가 선택한 문장과 그 안에 담긴 생각을 나눴다.


10회차 전시와 필사: 참여자들이 전시된 다른 참여자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마지막 필사 시간을 보내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학생은 "일주일에 두 번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면서 지치고 힘든 일과 속에서 위로받을 수 있었다"며 "짧지만 마음을 정진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끝나는 게 아쉽다"고 소감을 남겼다. 또 다른 학생도 "최근에 이렇게 조용한 환경에서 편한 마음으로 나만의 글을 써나가는 경험이 없었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나를 더 알게 되고 필사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