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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2026 기초연구실지원사업(BRL) 5개 과제 선정

생명과학·물리·신소재 분야서 고른 성과… 3년간 75억원 확보
암 악성화·조직면역·유전자조절·척수 재건·양자스핀 공동 연구

  • 대학소식
  • 권익만
  • 2026.07.15
  • 339

UNIST, 2026 기초연구실지원사업(BRL) 5개 과제 선정

UNIST 5개 연구팀이 2026년도 기초연구실지원사업(BRL)에 선정됐다. 암세포 대사와 면역 항상성, 유전자 발현 조절, 척수 재건, 양자스핀 등 기초과학의 핵심 난제를 다루는 연구들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과제의 핵심은 ‘공동연구’다. BRL은 개별 연구자가 단독으로 풀기 어려운 기초과학 문제를 소규모 연구그룹이 함께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업이다. UNIST는 이번 선정으로 과제당 3년간 15억원씩, 총 75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확보했다.


선정 과제는 생명현상의 작동 원리를 밝히는 연구부터 손상 조직 재건, 양자소재의 동적 특성 규명까지 폭넓게 걸쳐 있다. 암 대사·조직면역·유전체 조절 3건, 척수 재건 바이오프린팅 1건, 양자스핀 1건이다. 생명과학, 물리학, 신소재공학, 바이오메디컬공학, 화학, 의학 연구진이 각 난제를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생명과학 분야의 약진도 눈에 띈다. 5개 과제 가운데 3개가 생명과학과에서 나왔다. 한 대학 생명과학 단일 학과에서 BRL 신규과제 3개가 동시에 선정된 것은 이례적인 성과다.


강병헌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종양미세환경에서 미토콘드리아 재프로그래밍에 의한 종양 악성화 조절 기전 연구’를 수행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에너지 생산 기관으로 알려져 있지만, 암세포가 산소 부족과 영양 결핍, 면역 공격 같은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남는 과정에도 깊이 관여한다. 연구진은 종양미세환경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어떻게 바뀌고, 그 변화가 암의 악성화와 치료 저항성으로 이어지는지 밝힐 계획이다. 생명과학과 강세병·채영찬·황성민 교수가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해 암 대사, 세포 신호, 종양생물학 분야 전문성을 집약한다.


박성호 교수팀은 ‘조직상주 대식세포 항상성 제어 연구센터’를 이끈다. 조직상주 대식세포는 외부 병원체를 막는 동시에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조율하는 면역세포다. 이 균형이 깨지면 감염 이후 회복이 늦어지고, 만성 염증과 노화성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조직별 대식세포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감염이나 노화 상황에서 어떤 경로로 기능을 잃는지 규명한다. 생명과학과 이상준·김정석 교수가 함께한다.


이자일 교수팀은 ‘크로마틴 위상구조 기반 유전자 발현 동역학 기초연구’를 맡았다. DNA는 세포핵 안에서 단순히 길게 펼쳐진 정보가 아니라, 접히고 휘어지며 특정 유전자를 켜고 끄는 입체 구조를 이룬다. 연구진은 멀리 떨어진 조절 부위와 표적 유전자가 어떤 조건에서 만나고, 그 접촉이 실제 발현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추적한다.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하진 교수, 화학과 민두영 교수, 경희대 백인화 교수가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해 유전체 구조 분석과 이미징, 화학 기반 조절 기술을 접목한다.


차채녕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은 ‘척수 재건을 위한 in-situ 프로그래머블 바이오프린팅 연구실’을 구성한다. 척수 손상은 운동, 감각, 자율신경 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지만 현재 치료는 수술, 약물, 재활을 통한 기능 보존과 증상 완화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 연구는 손상 부위의 형태와 생물학적 환경에 맞춰 생체재료와 세포 신호를 정밀하게 배치하는 현장형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정범·주진명 교수, 울산대병원 윤성근 교수가 합류해 재료공학, 조직공학, 임상 의학을 잇는다.


유정우 교수팀은 물리학과 교수진과 함께 ‘양자소재에서 나타나는 스핀 구조와 동역학’을 연구한다. 연구팀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변화하는 스핀 상관관계를 규명해 차세대 양자소자와 스핀트로닉스 연구의 기초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연구가 공간적으로 분리된 계의 상관관계와 시간에 따른 변화를 따로 다뤄온 한계를 넘어, 시공간을 하나의 틀에서 해석하고 실험적으로 검증하려는 시도다. 물리학과 진호섭·오윤석·이석형 교수가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해 양자물질과 자성, 스핀 동역학 분야의 기초연구를 추진한다.


UNIST 다섯 과제 모두 여러 전공의 연구자가 하나의 문제의식 아래 방법론을 나누는 집단연구다. 기초과학 난제를 협업으로 풀어내겠다는 BRL 사업 취지와 UNIST 융합 연구 체계가 맞물린 성과다.


김관명 연구처장은 “이번 BRL 과제 선정은 UNIST가 축적해 온 기초과학 연구력과 공동연구 체계가 함께 인정받은 결과”라며 “장기적 관점의 기초연구와 학문 간 협업을 강화해 미래 바이오, 양자, 첨단소재 등 원천기술 기반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